rugby ball
Interview

럭비선수 장용흥: 
락(樂)으로 깡으로 

쫄지 않고 재밌게 살아가는 법 
김윤혜
2025.9.26
장용흥럭비선수
1993년생, 연세대학교 졸업, 한국전력 럭비단 소속 
2019년 일본 프로 1부 리그인 톱 리그에 진출해 활약했으며, 
2015년부터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주요 수상 내역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럭비 7인제 은메달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럭비 7인제 동메달 
‘나도 깡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면 용감해질 줄 알았건만, 우리는 여전히 깡이 부족하다. 우리는 면접을 망치고,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고, 해보고 싶은 일 앞에서 뒷걸음질 친다. 우리에겐 깡이 필요하다.
뇌진탕을 당하고도 경기를 뛴다. 시합 후엔 기억이 안 날 때도 있다. 그래도 “며칠 쉬면 괜찮더라고요”라고 담담히 말하는 사람. 럭비선수 장용흥은 ‘깡이 있는 인간’이다.
국가대표이자 한국전력 럭비단 소속인 그는, 많은 럭비선수들이 꿈꾸는 일본 1부 리그에 진출해 활약한 인물로, 넷플릭스 ‘최강럭비’와 ‘피지컬: 100 시즌 2’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풀백과 윙을 오가며 최후방을 지켜내는 장용흥. 그에게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 하나 있는데, 그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자신보다 몸집이 큰 선수들과 맞붙어야 한다.
뒷걸음질 치고 싶게 만드는 육중한 체구의 상대를 눈앞에 두고, 장용흥은 어떻게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걸까? “쫄다 보면 더 다쳐요”라고 말하는 그에게 깡의 비결을 들어보자.
Contents
1
뇌진탕의 익숙함 
2
럭비의 위험한 매력 - 깡, 암기력 
3
대중을 만난다는 것 - 최강럭비, 피지컬: 100 
4
내 포지션을 찾는 법 - 몸싸움, 리더십 
선수로서 가장 두려운 부상이 있나요?
발목 부상이 제일 무섭죠.
뇌진탕이 아니라요?
뇌진탕은 솔직히 며칠 쉬면 괜찮더라고요. 뇌진탕 당하고도 바로 시합 뛰고 그런 경험도 있거든요. 시합 끝나면 시합 뛴 걸 제가 기억은 못 하지만.
하나도 안 괜찮을 것 같은데..
맞아요. 안 괜찮죠. 그래도 전 발목 부상, 손가락 부상이 제일 무서워요. 한 번 다치면 운동을 몇 달을 쉬어야 되니까.
부모님이 럭비하는 거 말리진 않으셨는지 궁금해지네요.
부모님은 저 하고 싶은 것 하라고 항상 지지해주셨어요. 어머니가 처음 시합 보러 오셨을 때 우시긴 했지만요.
설마 그 정도일 줄은 모르셨던 거군요.
네. 하필 또 그날 제가 명치 맞아서 쓰려져서 운동장에서 뒹굴고 그랬었거든요. 그래도 그렇게 한 번 보시고 난 후에는 익숙해지셨나 봐요. 항상 저 경기하는 거 보고 싶어 하셨어요.
부모님도 함께 고통의 역치가 높아진다니, 흥미로워요. 통증이 일상일 것 같은데, 어때요?
통증 없이 시합 뛰는 선수들이 드물 거예요. 저도 항상 어딘가 아프거나 불편한 채로 뛰거든요. 100% 컨디션으로 시합 나간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익숙해요 이젠.
Chapter 2럭비의 위험한 매력 - 깡, 암기력 
오늘 만나면 제일 묻고 싶었던 게, 이 사람은 다치는 게 안 무섭나? 어떤 마음으로 하는 걸까였어요.
재밌어요 아직도. 지금 왜 하냐고 물어보신다면, 재밌어서 하는 이유가 제일 크죠. 경기도 경기지만 경기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미나 보람을 느끼니까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재밌어도 두려울 순 있잖아요. 경기 출전 때마다 부상에 대한 공포는 어떻게 이겨요?
일단 최대한 생각을 안 하려고 해야죠. 더 과감하게 하고.
더 과감하게요?
쫄다 보면 거기서 더 다쳐요. 부딪힐 때도 제가 먼저 쳐야 안 다치거든요. 복싱이랑 똑같아요. 상대를 받아주다 보면 오히려 더 다쳐요.
쫄면 더 다쳐요.
부딪힐 때도
제가 먼저 
circle mark
쳐야 안 다쳐요.
깡 없는 사람은 시합 못 나가겠어요.
정신력이 진짜 중요해요. 정신력이 좀 풀리면, 태클을 해야 될 때 안 하게 돼요. 태클 하면 밑에 깔리고 아프고 그러니까.
코치님들이 그래서 “럭비하는 게 겁이 나면 은퇴해라” 자주 말씀하세요.
미식축구 같은 경우는, 팀 전술 암기를 못해서 선수가 못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럭비도 외울 게 많나요?
럭비도 싸인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선수들 중에는 손목 테이핑한 부분에 써서 들어가는 사람도 진짜 많아요. 안 까먹으려고.
오, 일종의 커닝 페이퍼 같은 건가요?
그런 거죠. 매 경기에 보통 10개 정도를 외워야 되거든요.
생각보다 너무 많은데요? 매번 10개씩 외우려면 암기력이 좋아야겠어요.
맞아요. 럭비는 전술을 준비하는 팀 미팅도 엄청 많아요. 미팅에서 정한 전술을 경기장에서 그때그때 싸인을 보며 딱 떠올려야 돼서 외울 게 정말 많죠.
Chapter 3대중을 만난다는 것 - 최강럭비, 피지컬: 100 
넷플릭스 ‘최강럭비’, 그리고 최근엔 드라마 ‘트라이’까지. 국내에서도 럭비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변화를 체감하나요?
확실히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엔 진도에서 경기할 때도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생겼고요.
‘최강럭비’는 해외에서도 인기였다고 들었어요. 촬영은 어땠어요? 선수들이 모이다 보니 재밌었을 것 같아요.
관중 환호나 이런 것들이 스케일이 아예 달랐거든요. 선수들 의욕이 좋았죠. 시합 뛰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행복하고.
방송 출연 계기를 듣고 싶어요.
재밌어 보여서요. 맨날 운동만 하다 보니까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가 잘 없잖아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안이 왔을 때 한 번 해보고 싶더라고요.
‘피지컬: 100’ 나갈 때 떨어질 걱정은 안 했어요?
전혀요. 걱정은 아예 없었어요. 재밌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재미’에 집중해서 그런가. 결정이 시원시원하네요. ‘피지컬: 100’ 현장에서 다른 참가자들 보면, 얼마나 강할지 감이 오나요?
네. 다들 나시랑 짧은 바지 입고 있기도 하고 대기실도 같이 쓰다 보니까 대충 짐작이 돼요. 이 사람은 어떤 면에서 세겠다, 어떤 면에서 약하겠다 이런 게 보이죠.
그럼 아모띠가 우승할 것도 어느 정도 예상했나요?
높게 올라갈 줄 알았어요. 제가 크로스핏 종목 자체를 리스펙하는 게 있거든요. 해보면 얼마나 힘든지를 잘 아니까.
아시안게임 때문에 중도 하차를 하셔야 했었죠.
팀에 피해를 줄 순 없어서 아쉽지만 선택을 해야 했어요. 그렇게까지 올라갈 줄은 몰랐는데, 막상 마지막이 되니까 아쉽더라고요.
장용흥 선수를 우승 후보로 거론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우승도 가능했었을까요?
‘피지컬: 100’ 종목들이 너무 다 제가 자신 있는 종목들이긴 했거든요. 그래서 더 아쉽긴 했어요.
Chapter 4내 포지션을 찾는 법 - 몸싸움, 리더십 
상대와 부딪히기 전엔, 무슨 생각을 하게 되는지 궁금해요.
나한테 무조건 온다 생각해요. 그렇게 믿어야 태클을 할 수 있어요.
나한테 무조건 온다생각해요.그렇게 믿어야태클을 할 수 있어요.
내가 피지컬이 밀릴 때, 그걸 뻔히 알면서도 달려드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요?
피지컬로 열세여도 깡으로 버텨야 돼요. 럭비에서는 내가 그 자리를 안 지키면 지킬 사람이 없거든요. 잡지는 못해도 계속 태클을 들어가야 돼요. 물론 어렵죠.
내가 깡이 있는지, 럭비를 해도 될지는 처음부터 알 수 있나요?
처음에는 모르죠. 하다 보면 알게 돼요.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그냥 태클 들어가고 그러는데, 맞아도 보고 통증도 느끼고 하다보면 스스로 계속할 수 있을지 알게 되는 거죠.
장용흥 선수는 연고전 주장 시절부터, 리더 역할을 계속 맡아온 것으로 아는데 리더 역할은 어때요?
저는 리더 역할보다는 개인기를 살리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도 그렇고 대학교 때도 그렇고 다 주장을 하긴 했지만, 늘 제 의지로 한 건 아니었거든요.
막연하게 운동선수들은 모두가 리더 자리를 원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흥미롭네요.
리더를 맡다보면 다른 선수들의 생활 습관 이런 것까지 전부 체크해야 하거든요. 저는 성격상 다른 사람한테 지시하는 것보다는, 제 역할에 집중해서 확실히 해내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 스피드를 살려서 달리는 게 팀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Epilogue 
나만의 훈련 철학이 있다면요?
‘정직’이요.
오, 가훈 같은데요? 어떤 의미로요?
스스로한테 정직한 거요. 운동할 양을 정했으면, 하기로 한 개수, 세트를 끝까지 다 해내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운동할 때 개수를 줄이거나, 개수만 채우거나, 아니면 아예 하기 싫은 동작을 빼버리는 사람도 간혹 있잖아요. 저는 주변에 누가 없더라도, 혼자 운동할 때도 절대 속임 없이 끝까지 해요. 팔을 펴더라도 끝까지 편다든지.
목표가 있다면요?
은퇴 전까지 부상 없이 꾸준한 선수로 남고 싶어요. 전 럭비가 아직도 너무 재밌거든요. 럭비를 계속 더 잘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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